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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음에, 병원에 가기 두려웠다.

유년 시절의 가난이 뼛속 깊이 새겨놓은 돈에 대한 공포와 결핍. 치료비 영수증 앞에서 위축되던 아이가 결핍을 연료 삼아 자아를 단련하기까지.

By Director Jake(@toffthechicken)·2026.07.28

치과 대기실에서 삼켜야 했던 통증

중학교 시절,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칠 정도로 극심한 치통이 찾아왔습니다. 잇몸이 붓고 찬물을 마실 때마다 뇌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나는 부모님께 아프다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고 진통제 몇 알로 버텼습니다. 며칠 전 식탁 위에서 공과금 고지서를 보며 한숨을 내쉬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참다못해 찾아간 치과 대기실에서 울려 퍼지던 기계음과 신경치료 견적서의 50만 원이라는 숫자는 어린 나에게 통증보다 더 잔인한 수치심과 공포로 각인되었습니다.

가난이 뇌에 각인시키는 만성적 결핍 회로

신경과학과 행동경제학에서는 유년기의 경제적 결핍이 성인이 된 이후의 뇌 의사결정 회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결핍 마인드셋(Scarcity Mindset)'에 갇히면 돈을 쓰는 모든 행위가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어 죄책감과 불안을 유발합니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 돈을 벌게 된 후에도,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기를 망설이고, 좋은 옷이나 맛있는 음식을 살 때마다 '내가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가'라는 무의식적 자기검열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가난은 지갑뿐만 아니라 자아의 자격지심 깊은 곳까지 침투해 스스로를 대접받지 못할 존재로 옭아매곤 합니다.

결핍을 자기연민이 아닌 성장의 연료로 전환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과거의 가난과 상처를 평생의 훈장처럼 달고 다니며 자기연민에 빠져있는 것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요. 치과 대기실에서 치료비를 걱정하며 고개를 떨구어야 했던 그 무력감은, 역설적으로 나를 세상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배우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생존 동력이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한 시간 덜 자고, 한 권의 책을 더 읽으며 내 실력을 갈고닦게 만든 원천은 다름 아닌 그 시절의 뼈저린 결핍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경제적 자립

이제 나는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돈을 법니다. 돈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부당한 상황에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가족이 아플 때 망설임 없이 최고의 의사를 찾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당신도 유년기의 결핍과 가난으로 인해 스스로를 축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 결핍은 당신의 결함이 아니라, 당신을 그 누구보다 단단하고 끈질기게 빚어낼 가장 뜨거운 용광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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